꽃길만 걷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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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상생번영 14 346 15 0

며칠 전부터 아프카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을 국내로 송환하는

미라클작전의 뉴스와 동영상을 보면서 반 자동적으로 흘러내리는 눈물 콧물을 훔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해 태국 이민국 수용소까지 그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지만

북송의 위험속에 목숨을 걸고 그 길을 먼저 온 사람으로서 공감이 되어서 그럴가요?

 

십 년도 훨씬 넘었지만 목숨 걸고 중국 국경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해태국땅을 찾아가던 그날 밤이 떠오릅니다.

중국땅 곳곳에서 윈남성의 안가로 모여들기를 몇 일낮 몇 일밤,

떠날 시간만 학수고대 하던 어느날 밤 12,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산길을 걸어야 했던 그 밤이 너무나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실수로 발 한 번만 잘못 짚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천길 낭떠러지를 한쪽에 끼고

한 점의 불빛도 없이 앞사람의 인기척만 듣고 따라 산길을 걷기를 5시간 정도,

단 한 차례의 휴식도 없이 그렇게 걷고 또 걸어서

푸르스름하게 밝아오는 새벽하늘을 보며 메콩강가에 도착했지요.

 

3~4인이 정원인 보트에 10명이 타야 하니

무게가 나가는 짐은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지만 기꺼이 버리고

그 보트에 올라타 채 몇십 분도 걸리지 않고 도착한

강기슭 이름도 모르는 태국의 어느 마을에 우리를 내려놓고

그 보트는 간다는 인사도 없이 그렇게 가벼렸습니다.

 

그곳에서부터 안내자도 없이 난생 처음 와본 태국 곳곳의 검문소를

코리아를 웨치며 이민국수용소까지 도착했고

대한민국 입국 차례를 기다리는 난민으로 몇 개월을 보낸 후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담보로라도 가고 싶었던 이 땅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내가 10 여년 전 그날 밤을 생생하게 떠올린것은

인터넷에 올라 온 한 장의 사진 때문이 었습니다.

특별기여자 가족의 공항 도착 모습을 그린 이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울렸습니다.

꽃길? 이들의 앞에 기다리는 것은 절대로 꽃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억양만 달라도 조선족, 탈북자로 분류하여 차별이 일상이 된 이 사회가

피부색으로는 또 얼마나 많은 차별을 하는지를 몸소 겪고 있기 때문이죠~

몰랐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성이 담긴 말인지,

이들의 입국전 부터 우리 인터넷의 댓글은

절대 난민을 받으면 안된다는 여론으로 도배가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 한국 정부 사업에 도움을 준 특별기여자라는

호칭을 받는 순간부터 조금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그래도 차별을 일삼는 사람들의 반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이분들이 대한민국에서의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코로나격리가 끝나고, 진천공무원 연수원에서

4주간의 사회적응 교육을 마치고 한국사회에 배출되게 되면

매일 매 순간 특별기여자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닐 것도 아니고,

이들이 아무리 그곳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고급인력으로 일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그냥 피부색 검은 외국인 일 뿐입니다.

 

님들의 앞길이 꽃길이 아닌 것을 알아버린, 먼저 온 처지가 비슷한 이방인이

주제 넘지만 꽃길을 걸을 수 있는 약간의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명심하실 것은 그 꽃길은 절대로 누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제발 와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 모셔왔다고 하더라도

님들의 일생은 정부가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아프카니스탄과는 대비 할 수도 없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수한 사회 안전망들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님들은 대한민국 국민과 동일한 사회 안정망 속에서

그들보다 더 치열하게 삶을 살아낼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사회 안전망들로는

치안 : 사시 던 곳보다 안전한 치안으로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의료 : 아프면 치료해줄 세계 최고의 병원과 의료진, 건강보험이 있으며,

노동 : 적어도 일한 것 만큼의 보수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노동시스템이 있습니다.

교육 :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무료로 중고등학교까지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선진 교육 시스템이 있습니다.

시민사회 : 이방인이 사회정착에 성공하면 함께 기뻐하고 응원해주는 대다수의 국민이 이웃으로 살고 있습니다.

차별을 행하는 무리들이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무시하십시오.

 

대한민국으로 오실 때는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이 세상은 이방인에게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죽을 때까지 무시당할 겁니다.

그러나 비교하고 무시하는 것은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외세의 약탈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했던

이 땅 사람들의 몸에 밴 생존방식이라 생각하시고 그대로 무시하시고

나의 삶을 잘 살아내시면 됩니다.

 

내가 잘 사는 것은 그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며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잘 살다 가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목숨걸고 탈출한 그곳 아프가니스탄에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수십 수백 만 명 중의 선택받은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생명의 안전이 보장되고,

자녀들에게 미래를 위한 교육을 마음껏 해줄 수 있으며,

노동을 통해 가족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이 사회에서

닫단히 잘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꽃길은 내가 만들어갑니다.

그 꽃길을 어떤 꽃으로 가득 채울 것인지는

특별기여자여러분들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무사히 대한민국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14 Comments
행복지수 2021.08.28 20:43  
너무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길!
멕시코 2021.08.28 22:40  
우와~~~~~! 글 참 잘 쓰시네요. 추천드렸습니다.
1. 저는 이슬람이라는 하나의 타이틀로만으로 그분들에게 거리감을 느낌니다.
물론 한 사람 한사람 개인적으로 알때는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이슬람 사람들이
유럽에서 보여 준 형태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들이었습니다.

2. 상생번영님의 글을 접하고는 긍정적인부분(?) 그분들을 응원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첨가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역차별이 존재할 지도 모르겠다는 약간의 부정적인 면도 생겨났습니다.

3. 어쩌튼 인류 공동번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분들을 받아드린 정부의 노력에 치하드립니다.
방탕중년단 2021.08.29 02:04  
상생번영님이  서술하신 사회 안전망외에는 하나도 해줄 수있는 것이 없고 해주지도 않는 다는 것,  잘 인지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아프가니스탄에서 오신분들은 전쟁중인 아수라장,  제도권 밖에서 사람 목숨이 유린되고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과정속에서 있으니 거기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 뿐입니다.
 그 뿐입니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 치고 박고  성공을 하든지  목 매어 죽든지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군가 자신들의 제도권 안으로 타인을 들여준다는 것이 사실 엄청난 측은지심의 작용에 기한것(인도주의적 관점)인데
그것을 우습게 여기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차별, 차별은 죽을때까지 쫓아 다닙니다.
내국인도 지역, 학교, 부모, 주변환경 등에 의해서 의기투합하고  차별,냉대를 하고 당하는데
하물며 타국에서 들어온 경우라면...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세침략,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머 이런것들이 더 심하게 만들긴 했겠지만
어디 지배를 받아서도 아니고 미국에도 그  넓은 영토를 가진 캐나다 같은 곳에서도 삼삼오오 편먹고
나누고 갈라치는 것은 어디나 있습니다.
즉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이 차별, 무시, 갈라치는 것 무지한 사람들끼리는 덜 합니다. 아니 차별하는것이 단순합니다.
먹물 먹은 놈들 집단에서 있다보면  하루 수도 없이 살인을 저지릅니다.
본인만  생각으로 살인을 저지를까요?
본인한테 당한놈은 또 본인를 죽이겠다고 덤비겠지요.

이는 끝없이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같은 것이어서 외국인이라고 차별당한다  생각할 것 없이
인간들이 존재하면 거기에 편이 갈라지고 적과 동지가 발생하며
서로 반목하는 행위를 되풀이 하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우매한 습성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그러니 걍  무시하고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생각합니다.

미국이 받아줘도 그 살기좋다는  북유럽에서 받아 준다 쳐도 
상생번영님의 말씀대로 그냥 거기까지  아주 기본적인 것 외에는 더이상 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러기에 타인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주는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앞으로 부지런히 노력해서 다복한  가정  유지하고 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엄마꽃 2021.08.29 14:39  
가슴뭉클하고 지난세월추억케하는 글읽으며 마음도 착잡했습니다
아파본사람만이 아푼사람맘심정을 안다했어요 우리가 그렇겠죠
무사하기를 기도함니다
보고싶은 2021.08.29 20:28  
대한민국에  무사히  오신걸  환영합니다.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다른  그들은  정부의보호받으면서  대한민국으로  오는데  어이하여  한민족임에도  북한은  남한행이  이리도  어려운지 ~~
목숨걸고  삼국으로  돌고돌아  살고자  남한으로  오건만  중국땅에서는  불법체류라는  의미를  내걸고  한쪽에선  북송시키고~~~
참~~~특별기여자~~
씁쓸합니다.

북한에서  대북송금이라도  인정해주면  얼마나  좋겟습니까?
함경도쪽은  홍수가나서  난리고  수수료는  50프로  라고하니  기가  막힙니다.
나는  잘먹고  잘살아가는데  물난리난    고향땅에는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습니다.
  대북송금이  이루지는게  제  소원입니다.
방탕중년단 2021.08.29 23:14  
오죽하면 대북 송금만이라도 할수있게 해달라고 ㅠㅠ...    참 마음이 아픔니다.
북한 수뇌부들 미련하고 무식한 꼴통들만 모여 있다는 것 다  알았으니 이제 그만 북한주민들을 위해서
그만 자신들을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고향은북쪽 2021.09.02 23:22  
그러게요.모두 인민들 그만 괴롭히고 남한에 오시지~
북한고위직들 한국오면 모두 국회의원 될텐데 말입니다.
엄마꽃 2021.08.29 21:59  
저돠요  대북송금이 빨리,,,
진송 2021.08.30 09:44  
참 좋은 글입니다. 원문 그대로 번역해서 입국한 사람들에게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오태훈 2021.08.30 16:08  
좋은 글 감사드려용 !
개미장군 2021.08.31 00:17  
좋은 글 이네요. 많은 분들이 북녘에서 오신 형제, 자매 여러분을 항상 응원 하고 있습니다. 이 글 보시는 모든 분들 꽃길만 가시길 바랍니다.
상생번영 2021.09.01 15:15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은 이 글이 제 곁에 있는 우리 탈북민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 목숨걸고 좋은 땅에 왔는데 잘 살다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모두 멋진 삶을 만드셔서 꽃길만 걸으시길 기도합니다.
방탕중년단 2021.09.01 19:16  
상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위  말씀하신  생각이 읽혀져서  같은 곳에  중심을 두고  댓글을 썼습니다.
차별 당하시는 것에 반대로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나그네 봇짐에 웃음꽃 한아름 피운 꽃 길...  이미 우리들 것 아닐까요?.
      상생님의 글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고향은북쪽 2021.09.01 18:14  
님의 삶의 애환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