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밥 만드는 방법

두부밥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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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삼팔선 이북의 대표적 서민음식인 두부밥 만드는 방법입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제법 납니다. 가을날씨답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도록 하늘조차 끝간데없이 맑기만 하더군요.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삼천리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울긋 불긋 몸단장에 나름 부산해지려고 슬슬 서두를듯 싶은 풍요로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남한에서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받아보았지만 그 중 제일 답하기 난감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아닌 북한음식을 뭘 할줄 아느냐?인데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지요. 과연 북한음식 즉 고향음식을 뭘 할줄 알지? 어쩌면 좋습니까? 자신있게 말씀드릴만한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변변히 없는걸ㅠㅠ 쑥떡 하나만큼은 정말 자신있는데 말이지요. 휴...

말이 쑥떡이지 강냉이가루 두어줌에 풀만 잔뜩 버무린 이른바 풀덩어리가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지요.
여기 남한에서 처럼 고장마다 자기들 이름을 내세운 맛난 먹거리들이 있는 줄, 내지는 있었는 줄로 생각들을 하시니까요. 춘천하며는 닭갈비와 막국수, 전주하며는 비빔밥, 여기 안동하여도 찜닭과 헛제사밥, 등등
각 지역적인 특성들을 살린 먹거리문화들을 바라보며 아쉬움에 마음이 서글펐었던 적도 참 많았답니다.

저도 고향음식을 떠올려보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이른바 "국민떡"이라고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펑펑이가루, 즉 속도전가루입니다. 아마 맛은 여기 스낵종류인 바나나킥의 맛과 비슷하기도 하지요.
어릴 때부터 속도전가루라고 어른들이 부르셔서 그렇게 알고 있는데 아마 순식간에 후닥닥 비벼서 먹음직스러운 떡으로 만들어 낸다고 그렇게 이름지어진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도 하여봅니다.

쫀득쫀득하고 찰진그 맛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떠올리기도 싫은 고난의 행군시절 황해도니 평안도니 어느 누가 반기지도 않는 식량구입의 길을 떠날 때도 속도전가루만 있으면 그 어느 첩첩 산골짜기를 달리던 기차가 몇날 며칠 기약없이 멈춰있을 때 조차 흘러가는 맑은 시내물 한 사발에 쓱쓱 비벼 주린배를 채웠던, 가히 그 인기가 폭발적이였던 펑펑이가루 = 속도전가루였지요.

아무튼 본론에서 잠시 빠져버렸는데... 우리 북쪽분들께 두부밥 만드는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간될 때 만들어드시면서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저는 친구들이 놀러오면 나름 번거롭지만 꼭 두부밥을 만들어 준답니다. 그러면 고향생각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면서 맛나게들 먹더라구요. 꼭 고향에서 먹는 것 같다네요.^^

자... 그럼 이제부터 들어갑니다.

첫째 : 두부입니다. 두부 아무 두부나 절대 안됩니다. 제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찾은 교훈입니다. 꼭 손두부라야 됩니다. 일반 슈퍼에서 파는 진공포장된 두부는 절대 두부밥껍데기로 튀겨지지 않습니다. 꼭 두부 = 손두부!를 준비해야 합니다. 손두부 아닌 두부는 방부제니 뭐니 하여튼 요상한 화학첨가제가 들어가서인지 두부가 튀겨지는게 아니고 딱딱한 벽돌과자가 됩니다. 이빨도 안들어갑니다.ㅋㅋ 추억의 벽돌과자 우리 님들은 다들 잘 아시죠?

꼭 잊지 마셔요!! 두부밥의 핵심 = 손두부라는거!!! 명심하세요.^^






둘째 : 준비한 두부를 대각선방향으로 절반 자릅니다. 그러고난 뒤 자른 두부를 세워서 또 5~6등분 합니다. 그러면 두부 한 모에 대략 10~12개정도 조각이 나옵니다. 여기에 맛소금 손가락에 조금씩 뭍혀서 앞뒤면에 발라줍니다. 소금간이 간간히 배이게끔... 간을 골고루 묻힌 두부를 물기가 배어나게끔 여러 겹으로 넓게 겹쳐 놓은 키친타월위에 펼쳐 놓습니다. 한 시간반정도 있으면 두부의 물기가 거지반 빠집니다.





세번째 : 기름을 팔팔 끓입니다. 기름이 적당한 온도에 오르면 여기에 두부를 하나씩 넣어서 튀겨냅니다.두부는 튀길 때 서로 들러붙는 성질들이 있으니 지켜서서 차분하게 튀겨주세요. 혹 서로 붙었다고 한들 급하게 떼어 놓느라 말고 적당히 노릇하게 튀겨지면 그때 살살 달래어서 떼어놓으셔도 됩니다. 나무저가락으로 뒤집어가며 앞뒷면 노릇하게 튀겨낸 후 튀긴 두부를 기름이 빠지게끔 채에 건져놓으십시요.







네번째 : 양파 주먹만한 거 두개 정도 6등분정도 해서 물 한사발 반정도 넣고 끓입니다. 끓으면 십분정도 있다가 불에서 내린 후 건더기는 건져서 버리고 물만 식히세요. 이 물에 간장 서너숟가락정도와 맛소금 조금 넣어서 간간하게 간을 맞춥니다.

다섯째 : 채에 걸러서 기름기를 뺀 튀긴 두부를 과도로 조심히 중간을 자릅니다. 이유는 바로 튀긴 두부 중간에 밥을 넣어야 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니까 두부는 만두피, 유부껍질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일일히 튀긴 두부 중간에 칼집을 넣은 후 다음에는 끓여서 식힌 양파물에 담그십시요. 시간이 이십분정도 지나면 양파물이 배어서 튀긴 두부가 부드럽게 변합니다.





여섯째 : 밥을지을때 찹쌀과3대1 정도로 섞어서 지으면 좋습니다. 잘 지은 밥에 참기름 두어숟가락, 볶은 참깨 조금, 다시다 조금 넣어서 골고루 잘 저어줍니다. 여기에 양파물이 잘 배인 두부를 하나씩 들고서 숟가락으로 밥을 두부배가 뽈록하도록 잘 밀어 넣어줍니다.




일곱째 : 마지막 두부밥이 다 되고난 후 양념입니다.미리 송송 썬 실파를 먼저후라이팬에 달달 볶습니다. 어느정도 볶아지거든고추가루를 넣고 함께 잘 볶아줍니다.먼저 실파 썰어놓고나서 맛소금으로 밑간을 해주시면 좋습니다. 너무 뻑뻑하면 안되니까 기름을 좀 넉넉히 두르도록 하셔요.완성된 두부밥에 이 양념을 잘 발라서 마무리 합니다. 매운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청양고추가루로, 그닥 안좋아하시면 일반고춧가루로 조금만 발라주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나름 친분있는 남한분들께 정성스레 만들어서 대접해드렸더니 다들 너무도 맛나게드시더라구요. 유부초밥이랑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맛이라면서 다들 신기신기하다고... 제가 한술 더 떠서 남한에서는 돈 주고도 못 사먹는 음식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한바탕 웃음이 터지곤 했더랬습니다. 서먹하던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줄 뿐더러 주변의 이웃들과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더 가깝게 다가설수 있는데 우리의 고향음식 = 두부밥은 기꺼이 한 몫을 담당해준답니다.^^





아마 우리 새터민님들은 다들 두부밥 잘 아시겠지요. 처음엔 잘 안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여러번 하다가보면 나름 노하우가 생겨서 맛난두부밥 만들어 드실수 있을겁니다. 제가 대성공사에 있을때 함흥에서 두부밥장사 하시던 언니께 졸라서 배우게 되었던 두부밥 만드는 방법이랍니다. 두부밥 서너개만 먹어도 하루종일 얼마나 든든한지요... 다들 시간되실 때 꼭 만들어드셨음 좋겠습니다.

가슴속 깊이 꽁꽁 묻고 사는그립고 그리운 고향의 아련한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피튀기는 전쟁같은 생존경쟁에서 꿋꿋이 살아남도록 삶에 대한 용기를 악착같이 가다듬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요즘처럼 서늘한 가을철에 도시락으로 만들어가지고 산에 오르셔서 정상에서 드시면 그 맛 또한 가히 일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더 이해하기 쉽게 써드려야 하는데 마음만일뿐 생각대로 잘 안되네요...

그래도...고향의 맛을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올려 드리는 것이니 어설퍼도 이쁘게 봐주십사 부탁드릴께요. 우리 님들 다들 몸건강하시고 새 한주 기운내셔서 밝은 미소 가득히 씩씩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09년 단풍이 곱게 물들던 어느 가을날 -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26
본문_작성자  2018.04.02 15:49  
하... 이게 블로그 글을 폰으로 복사해서 올렸더니 영 다닥다닥 붙어서 어수선하네요.ㅜㅜ 집에 가거든 다시 단락들 쪼개어서 읽기 쉽도록 할테니 널리 양해부탁드립니다.^^
본문_작성자  2018.04.02 16:03  
감사합니다~~ 손두불사서 꼭 해먹어 봐야징~~
본문_작성자  2018.04.03 00:45  
소스: 기름+맛소금+가는고춧가루...어떤 맛일지^^
홍익인간  2018.04.03 10:16  
제가 해본 결과 실파를 송송 아주 잘게 썰어서 기름에 닦다가 고추가루 붓고 맛소금 좀 간간하게 넣는 것이 제일 좋더라고요. 마늘을 넣었더니 먹기엔 좋은데 아려서 아주 별로였어요. ㅎㅎㅎ 매콤한게 특색이라 청양고추가루 좀 섞어야 합니다. 두부밥은 양념맛이 좋아야 전체가 확 살아납니다.^^
본문_작성자  2018.04.03 10:17  
저 글이 벌써 십년전에 쓴 글이라... 그 후에 좀 더 보완하긴 했지만..기본적인 방법은 저대로 하시면 됩니다. 각자 기호에 맞게... 양념은 첨가해볼수도 있겠고요. 암튼 자꾸 하다보면 노하우가 생깁니다.^^
본문_작성자  2018.04.03 14:42  
좋은 정보 감사해요~~
상생공영  2018.04.04 15:08  
아이고 너무 자세히 잘 적어주셨네요.
요즘 주말마다 한식을 배우고 있는데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본문_작성자  2018.04.05 06:14  
두부밥은 양념이 생명인데 양념에 저것만 넣어서 맛있으려나 몰겠네
본문_작성자  2018.04.05 10:47  
나도 한번 해먹어봐야겠네요~
 한번도 두부밥 해본적없어 잘 될지 모르겠네여~
본문_작성자  2018.04.07 07:49  
갑자기 아침부터 땡겨요.ㅎㅎ
본문_작성자  2018.04.13 13:23  
두부밥 손이 은근 많이가는 음식..ㅎ
역시 사이사이 디테일이 있었군요..
본문_작성자  2018.04.20 14:44  
오우~~나처럼 무재간둥이도 맛있게 해먹을 수 있도록 상세한 레시피 정말 감사함다. 꼭 맛있게 해먹어야 겠다고 메모해놨어요. 감사합니당^^
본문_작성자  2018.05.10 14:54  
ㅋㅋ두부밥손이 많이 갑니당
본문_작성자  2018.05.10 14:55  
그래도 두부밥정성들여서만드면 맛난답니다
본문_작성자  2018.05.10 14:56  
저도먹고싶을댄두부밥만들어먹는답니다 ㅋㅋ잡글
본문_작성자  2018.05.10 14:57  
두부밥드셔보신들은 다들맛난다고주문도한답니다 ㅋㅋ
본문_작성자  2018.05.21 13:05  
홍익인가님
넘  맛있게  잘먹었어요
잘배웟구요~
님을  어떤기회에  한번 만나봣음조켓어요~
홍익인간  2018.05.31 08:09  
정모 오시면 됩니다. 제가 이번 정모에 아들과 같이 갈꺼거든요.^^
본문_작성자  2019.04.02 22:01  
두부밥 주문도 가능한가요?
본문_작성자  2019.04.02 22:05  
먹거싶네요 주문가능하면 연락주세요
홍익인간  2019.06.26 00:07  
어디 사시나요? 수도권에 사시면 제가 하루 만들어서 고향의 추억에 잠기게 해드리고싶어요.^^
본문_작성자  2019.04.24 06:33  
속도전 떡은 좀 ...김치라도  없으면  먹기  힘들던데^^
두부밥은  꼭 한 번  먹고 싶네요^^
저도  주문 가능 하면  쪽지  좀  주세요^^
홍익인간  2019.06.26 00:07  
어디 사세요? 수도권 사시면 제가 하루 날 잡아서 만들어 대접해드리고 싶군요.^^
본문_작성자  2021.04.29 10:15  
잘배우고 갑니다~^^
본문_작성자  2021.06.17 22:46  
옥수수가루 어디서 살수 있나요?
본문_작성자  2021.10.10 17:46  
상세하게  알려주시는 센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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