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 콩나물부터 오징어 볶음

사는 이야기 - 콩나물부터 오징어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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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집에서 먹던 콩나물 무침 생각이 났다.
어떻게 만들면 되는 것일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콩나물을 쌂은 뒤 참기름, 간장, 마늘 등을 넣고 버무리면 된단다.
부랴 부랴 한국 수퍼마켓에 가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사다 쌂았다.
일단 찬물에 한버 행군 뒤, 배운 대로 양념을 해 버무려 보았다.
 
이젠 먹을 시간..
깨까지 뿌려 얹은 콩나물 무침을 한 젓가락 가득 입에 넣었는데,
이건 늘 먹어 왔던, 기대하던 맛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뭐 그래도 처음으로 해본 콩나물 무침이라는 것에,
그리고 아무리 맛이 없어도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에
만족을 하며 조금은 식은 밥과 함께 먹었다.
 
20대 중반부터 독립(?)을 해 15년 정도 생활 해 오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부모님 집으로 가,
빨래도 하고 찬거리도 얻어 오곤 했었다.
뭐 한국에서야 어디서든 먹을 것이 널려 있으니 큰 문제가 없었다.
백화점 음식 매장에 가면 원하는 어떤 반찬도 살 수가 있었고
또 눈 돌리는 곳 어디에도 음식점이 많이 있었으니까..
덕분에 요리를, 요리라고도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해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곳에서는 문제가 좀 다르다.
물론 여기도 음식점이 많긴 하지만 그 음식에 제대로 적응 못하는 내가 있으니까.
튀긴 음식 종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한국 음식점도 그다지 많지 않아서...
난.. 채식주의자다..
생선 종류는 먹는다, 하지만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류는 먹지 못한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민학교 때를, 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세대니까,
지나면서부터 무슨 이유 때문인지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물어본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하지만 나 또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어떤 기억 너머 어디에 고기에 관련된 안좋은 기억이 있지는 않을까 내지는
크게 채했다거나 하는 일이 있지 않았나 생각할 뿐이다.
 
15년 자취아닌 자취를 하고 있는데 난 요리엔 영 아닌가 보다.
할 줄 아는거라고...
음.. 라면, 김치찌게, 된장찌게, 미역국, 콩나물국, 오징어 볶음, 김밥,
비빔국수, 떡볶이 정도,,?
생각보단 많다.. ㅋㅋ. 다 인터넷 덕분이다.
문제는 맛이 집에서 먹던 것과 너무 차이가 심하다는 거지만..
요즘 먹고 싶은건... 얼마전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꼬막..
 
때론 누군가 날 위해 요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음 좋겠다 생각해 본다.
그리곤 학창시절 어머님이 해 주시던 아침밥이 생각난다.
덜 깬 잠과 입맛을 핑계로 번번히 식탁에 차려진 밥을 먹지 않았었는데..
이제 이만큼 나이를 먹고 보니 그 어머님의 수고가 새삼 더 크게 느껴진다.
그걸 왜 그땐 몰랐는지...
지금은 아침, 없어서 못먹는데... 흑흑
 
난 오징어 볶음, 수제비, 비빔국수, 그리고 김밥을 너무 좋아한다.
지금도 크게 변함이 없지만, 
그런 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난 이야기 하곤 했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넌 분식집 딸과 결혼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도대체 그 분식집 딸은 어디에 있는건지..
어디 그 사람 본 분...
어디 없나요? ^^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4
착한여왕 2009.02.18 09:31  
님이 좋아하시는 음식들을 제가 잘 할줄아는데 아쉽게도 전 신랑이 있거든여. 꼭 좋은 인연만나 행복한 생활을 하셨으면 하는 바램일뿐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소망합니다 ^^
떠도는섬 2009.02.18 12:58  
착한여왕이라는 님의 닉네임이 너무 잘 어울리시는군요.. 고맙습니다.
컴퓨터사랑 2009.05.08 12:08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떠도는섬님 *^^&
평강 2009.07.29 21:55  
ㅋㅋㅋ  그 분식집 딸이 어디 숨어 있는고......